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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레드' 병원 불 났다하면 큰 인명피해…새 매뉴얼 효과냈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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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장성효사랑요양병원 35명 사상, 2018년 밀양세종병원 192명 사상

고흥 윤호21병원 화재 '대피 먼저·구조 먼저' 대응으로 인명피해 줄였단 평가

긴박했던 구조 현장
긴박했던 구조 현장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s@yna.co.kr

(고흥=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코드레드(Code Red) 발생.'

코드레드는 의료 기관 내에서 '불이 났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사전 약속 명칭으로, 긴급 상황 시 환자의 패닉이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용어로 상황 전파는 신고와 함께 의료기관 직원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조치다.

10일 전남 고흥군 윤호21병원에서 코드레드(화재) 사건이 발생해 3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쳐 의료기관 화재 대책에 다시 관심이 쏠린다.

2018년 192명의 사상자를 낸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건을 겪고 보건복지부는 거동 불편 환자 등이 신속하게 대피하지 못해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판단, 현장 활용성을 높인 '의료기관 화재 안전 매뉴얼' 개정판을 올해 1월 배포했다.

이 매뉴얼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4∼2018년) 의료시설 화재는 연평균 6.4% 증가 추세다.

의료시설 화재 발생 건수는 2014년 161건, 2015년 142건, 2016년 188건, 2017년 169건, 2018년 206건 등으로 최근 5년간 전체 화재 발생 건수가 소폭 감소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최근 5년간 의료시설에서 발생한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는 전기적 요인이 42.5%로 가장 많았고, 부주의 31.6%, 기계적 요인 12.5%, 방화 3.9% 등 순이었다.

발생 장소는 병원이 23.9%로 가장 많았고, 의원 23%, 한의원 11.8%, 종합병원 8.9%, 치과병원 7.5% 등이 뒤를 이었다.

의료기관 화재는 인적, 물적,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 시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밀양 세종병원 화재
밀양 세종병원 화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표적인 화재가 2018년 1월 26일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55명이 사망하고, 137명이 다쳤다.

이에 앞서 발생한 2014년 5월 28일 장성 효사랑요양병원 화재에서는 21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다쳤다.

의료기관 대표 화재인 이 두 사건에서도 드러나듯 의료기관은 대형화재에 특히 취약해 평소 화재 예방과 안전관리 활동에 힘쓰고, 불이 나면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초기 대응할 수 있게 종합적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일상적 관리와 초기대응에 필요한 실무 내용을 중심으로 새 매뉴얼을 마련해 올해 초 배포했는데, 이번 고흥 윤호21병원이 매뉴얼의 실효성에 가늠자 역할을 한 셈이다.

새로운 매뉴얼은 평소 화재 예방 활동과 함께 화재 발생 시 초기 대응 절차에 큰 비중을 뒀다.

개정된 내용에는 자력 피난이 불가능 환자 등의 대피 방법 등이 세부적으로 규정돼 있고, 신고·전파·피난 등으로 이어지는 초기 대응 절차가 비교적 상세히 기술돼 있다.

이번 고흥 윤호21병원 화재의 경우 최초 화재 인지 후 신고와 함께 상황 전파가 거의 동시에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정형외과 입원환자와 고령의 환자가 많았으나 의료진이 환자를 둘러업고 안전지대로 대피하는 등 피난 절차도 비교적 잘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입원 환자 2명이 불이 난 곳을 정확히 알지 못한 듯 불이 난 1층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대피하다 숨져 상황 전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소방당국도 현장 도착 당시 1층 화재 진화에 우선해 옥상 등으로 대피한 환자를 사다리차로 우선 구조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 인명피해 감소에 이바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병원 측이 화재 예방·대응 지침을 제대로 지켰는지, 관련 소방시설이 문제없이 설치·작동했는지 등은 향후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현장 소방관계자는 "화재 당시 간호사가 환자들 대피를 유도했는데, 초기 경보 절차가 잘 이뤄져 환자들이 대피 할 수 있었다"며 "노인 환자 등이 많았음에도 평소 훈련한 성과가 나타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화재 현장 들어가는 국과수 요원
화재 현장 들어가는 국과수 요원

(고흥=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요원과 경찰 감식반이 10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전남 고흥군 윤호21병원 응급실에 들어가고 있다. 이날 화재로 2명이 숨지고 28명이 부상해 인근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2020.7.10 minu21@yna.co.kr

pch80@yna.co.kr




July 10, 2020 at 01:58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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