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경심’ 이름 나오는 서류, 파일을 모두 삭제하라.”
‘조국 일가 사모펀드 의혹’의 핵심 인물,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7ㆍ구속)씨의 공소장이 7일 공개됐다. 조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자본시장법위반, 업무상 횡령ㆍ배임, 증거인멸교사, 증거은닉교사 등 혐의로 지난 3일 구속 기소됐다. 눈길을 끄는 건 조씨의 혐의 사실 못지 않게, 조씨가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교수와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안간힘을 쓴 흔적들, 그리고 곳곳에서 드러나는 정 교수의 흔적들이었다.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총괄대표이사’로 명시된 조씨는 지난 8월 중순부터 사모펀드 관련 의혹이 언론 보도를 통해 불거지자 “정 교수와 대응책을 상의하면서” 허위 해명자료를 배포하고, 코링크PE 직원들에게 ‘압수수색이 나올 수 있으니 정 교수와 정 교수 동생 이름이 나오는 서류, 파일을 모두 삭제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명시되어 있다. 조씨는 8월 20일 필리핀으로 도피성 출국을 한 뒤, 국내에 머물던 장인에게 부탁해 자신의 집에 있던 컴퓨터 본체와 서류를 숨긴 혐의도 받고 있다.
조씨가 정 교수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은 것은 2017년 5월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에 임명된 직후다. 조씨는 코링크PE에서 기존에 설립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 1호’를 활용해 투자하기로 하고, 정 교수와 동생 정모씨는 자녀들을 포함해 총 6명의 명의로 14억원을 투자 받기로 한다. 이 과정에서 조씨는 금융당국에 허위 보고서를 제출했다. 블루펀드는 출자액 100억1,100만원 규모로 설립됐지만, 출자액이 14억원에 불과한 정 교수와 동생 정씨에게 각각 67억4,500만원, 17억7,500만원이 적힌 출자 약정서를 쓰게 했다.
조씨는 정 교수 남매의 수익을 보장해 주기 위해 허위로 컨설팅 계약을 체결한 뒤 수수료 명목의 돈을 챙겨주기도 했다. 정 교수 남매는 2017년 2월 코링크PE 신주를 5억원에 인수하는 유상증자 계약을 체결하는데, 조씨는 정씨에게 약 19회에 걸쳐 코링크 자금 1억5,795만원을 경영 컨설팅 수수료 명목으로 지불했다.
이 외에도 조씨는 코링크PE의 사모펀드 투자처로부터 수십억원에 달하는 돈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WFM의 경영권과 주식을 인수하기 위한 대금 마련을 위해 웰스씨앤티가 2차전지 업체 IFM에 투자한 자금 13억원을 회수한 뒤, 이를 WFM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사채를 갚는데 썼다. 또 자동차부품업체 익성의 이모 사장이 개인적으로 쓸 자금 10억원을 익성에서 빼돌리기도 했다. WFM을 인수한 후에는 특허권을 담보로 돈을 대여하거나,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 돈을 빌려주는 것처럼 꾸며 WFM으로부터 26억원을 횡령했다. 대여금 중 일부는 정 교수 남매의 투자금을 갚는데 쓰이기도 했다. 검찰은 조씨가 코링크PE와 투자기업들에서 빼돌린 돈이 약 72억원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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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7 11:5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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