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삼고초려 끝에 김종인(80)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며 ‘여의도 차르’의 복귀가 현실화 됐다. 지난달 말부터 당내 반대와 본인의 거절 등 진통을 거듭한 끝에 가까스로 성사된 ‘김종인 카드’가 20일 앞둔 총선 판세와 대선 경쟁 등 향후 보수진영의 정치 지형에 어떤 영향을 줄지 벌써부터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합당 박형준·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은 26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오전에 김 전 대표가 선대위에 합류해 선거 대책에 관한 총괄 역할을 하기로 했다”면서 “29일 일요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을 이끌며 공천 및 선거전략 수립의 전권을 휘둘러 ‘차르(옛 러시아 황제)’라 불렸던 김 전 대표가 2017년 민주당 탈당 이후 3년여 만에 정치적 대척점인 보수야당으로 되돌아오게 된 것이다. 앞서 김 전 대표는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도왔다.
이달 초부터 황 대표는 김 전 대표를 수차례 만나 선대위 합류를 설득해 상당 수준의 동의를 받았다. 하지만 김 전 대표의 ‘태영호 공천 비판’과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의 반대 등으로 난관이 이어졌다. 결국 황 대표는 16일 김 전 대표 없는 선대위를 출범시키면서 ‘김종인 카드’는 끝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김종인 카드’가 되살아난 것은 황 대표의 정치적 위기가 잇따르면서다. 김형오 전 위원장의 전격 사퇴를 시작으로 ‘한선교의 난’으로 불리는 미래통합당 공천 파동, 막판까지 이어진 공관위와의 내전까지 터지면서 당 지지율과 황 대표의 종로 선거 지지율에 ‘적색경보’가 들어온 것. 이에 지난 주말 황 대표는 김 전 대표를 다시 만나 설득했고 이번주 초 선대위의 경제정책 조직 구성 등을 조율한 뒤 이날 오전 황 대표와 박형준·신세돈 위원장이 김 전 대표의 서울 종로구 자택을 찾아가 최종 매듭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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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표의 합류로 본격적인 총선체제에 돌입한 통합당은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겨냥해 김 전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인 ‘경제민주화’와 황 대표의 ‘경제실정 심판론’을 잇따라 띄울 예정이다. 그동안 총괄선대위원장인 황 대표가 격전지인 종로를 떠날 수 없는 상황인데다가 기존 박형준-신세돈 위원장의 체제로 여론 주목도나 외연확대의 동력도 떨어진다는 고민이 컸다. 당 핵심 관계자는 “강력한 이슈 메이커인 김 전 대표가 공천 내홍의 흙탕물을 정권 심판 프레임으로 씻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일단 김 전 대표 주도로 기존의 총선 공약을 대폭 손질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김 전 대표의 영입은 통합당의 대선 구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가 집요하게 김 전 대표를 영입하려 한 또 다른 이유는 총선이 끝난 뒤 7월 열릴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나 이후의 대선 경쟁 레이스에서 ‘황-김 2인3각 공조’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전 대표가 당권을 맡아 황 대표를 밀어주면서 황 대표가 본격적으로 대권 레이스에 도전하는 장기 프로젝트가 배경에 깔려 있다는 것. 통합당 관계자는 “김 전 대표로선 민주당에서 강력한 친문(친문재인) 세력을 비집고 들어가기 보단 친박(친박근혜) 친이(친이명박)가 사라진 무주공산을 접수하기가 수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2017년 4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적도 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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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6 08:19: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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