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 열차방송원의 남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함경남도 함흥 열차방송원이었던 정진화 씨는 지금 남한에 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해 워싱턴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가는 소식. 오늘은 홍수 즉 큰 물난리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지금부터 열차방송 시작합니다.
기자: 정진화 씨 오늘은 최근 발생한 큰 물난리에 관해 전해주신다고요.
정진화: 네, 요즘 비가 너무 많이 와서요. 제가 한국에 와서 18년만에도 처음이고 여기 사시는 분들도 80년만에 처음이라고 하는데 요즘 이런 물난리를 보면서 북한도 지금 예외는 아닌 것 같습니다. 매일 뉴스에 나오는 것을 보면 다 물에 잠긴 모습을 볼 때 남북이 지금 물 폭탄으로 굉장히 상황이 안 좋은 것 같습니다.
기자: 얼마나 비가 많이 온 겁니까?
정진화: 네, 처음에는 부산이나 경남 등 아래쪽에서 왔는데 그것이 차츰 북상 하면서 서울지역을 관통하고 지금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친구가 있어서 전라남도 쪽에 전화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괜찮다고 하더니 이틀 지나서 비가 며칠 동안 너무 내리니까 사진을 보내왔는데 온 시내가 물에 잠긴 겁니다. 단독주택 같은 경우는 그냥 집안에 살림살이가 다 떠내려갈 정도로 물바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렇게 비가 많이 왔습니다.
기자: 보통 그렇게 비가 오면 많이 오면 기상청 예보에 신경 쓰고 보잖습니까? 예보는 정확했나요?
정진화: 예보는 계속 정확하게 비가 얼마나 온다. 집중 호우다 해서 기상청도 그렇고 일기 예보도 아나운서들이 해주고 정부측에서도 각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지속적으로 집중호우에 대비할 것에 대한 것을 알려줬는데 이번에는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인 것 같습니다.
기자: 비가 오니까 집에 들어가도 습하고 널어둔 빨래도 잘 안 마르고 하는데 이런 때 불티나게 팔리는 상품이 있다고요?
정진화: 네, 그렇습니다. 북한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것인데 한국에 오니까 제습기가 있습니다. 요즘은 공기 청정기와 같이 나오는 제품도 있고요. 단독으로 제습을 하는 제품도 있는데 말 그대로 물을 빨아들이는 기계입니다. 제가 처음에 왔을 때는 못 봤는지 관심이 없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작은 일회용 제품도 있는데 이 제습용품의 뚜껑을 열어놓고 방구석이나 화장실이나 필요한데 놔두고 며칠 지나다 보면 찰랑찰랑 하게 물이 고여 있는 거예요. 저는 3년전에 제습기를 샀는데 이 기계가 진짜 신통한 것이 지금 같은 장마철엔 비가 내리면 빨래도 잘 안 마르고 밖에서 들어오면 방바닥이 쩍쩍 달라붙는 그런 기분 나쁜 것이 있는데 이 기계가 물을 쫙 빨아들이면 뽀송뽀송한 느낌 있잖아요. 그렇게 기분이 좋은 제습기가 올해 장마철에는 엄청 많이 팔렸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침수지역에서 피해를 보신 분들은 집에 살 수가 없으니까 임시 대피소 같은 곳에서 당분간 생활하셔야 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정진화: 네, 한국에 오니까 임시 대피소는 사람들이 많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하잖아요. 그래서 주변의 학교들을 많이 이용합니다. 여기 학교들은 강당이 굉장히 커요. 그런 강당에서 생활하게 되는데 이번에 전라도는 긴급 재난지역으로 선포가 됐어요. 지자체 별로 후원을 하는 것에 따라 다르겠지만 생활용품을 후원해 주기도 하고요. 개별적으로 그 안에서 텐트를 치고 가족끼리 생활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신문에서 봤습니다.
기자: 세상이 온통 넘쳐나는 물로 난리지만 이런 때 부족한 것이 또 마시는 식수 아니겠습니까?
정진화: 네, 그러니까요. 가평에 있는 한 목사님이 말씀을 하시는데 갑자기 산사태가 나서 전기도 끊어지고 식수도 안 나오고 하는데 동네에 마침 옛날부터 이용하던 우물에서 물을 길어다 먹는 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정수기도 잘 이용하지 않고 마트에 가서 생수를 사다 먹는데 요즘에 잘 팔리는 것이 생수인 것 같습니다.
기자: 수해피해를 입은 분들을 위한 수재민 돕기 성금 운동 같은 것도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
정진화: 네, 지금 각 방송사들을 보면 뉴스 시간에 나오는데요. 전화 한 통을 걸면 2천원을 우리가 지원하는 게 됩니다. 이재민을 도웁시다 하면서 방송사에서 전화번호를 띄워서 저희가 전화를 할 때마다 성금을 모으는 겁니다. 그리고 단체나 지방자치 단체들에서는 정부가 요구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으고 특히 이번에 전남이 가장 큰 피해를 입어서 전국적으로 성금모금이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가장 많이 고생을 하는 분은 군인들이죠. 북한에서도 이런 재난현장이 있으면 인민군대가 동원됐어요. 한국도 역시 이번에 보니까 강원도 철원, 전라도 광주, 구래 이런 지역에는 군인들이 토사도 나르고 살림살이를 같이 해당지역 주민들과 복구하는 보습을 보면서 이런 것은 남북이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자: 남북한이 큰 물난리 피해를 복구하는 모습도 다를 것 같은데 어떤 게 틀린 가요?
정진화: 네, 북한은 정말 물난리가 나도 정부적인 대책이란 것이 없어요. 한국은 정부에서 재난 지원금도 주고 살림살이를 100퍼센트를 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지원해 주거든요. 제가 북한에 있을 때 1997년인가 함흥에 정말 큰 물난리가 났어요. 함흥 시뿐만 아니라 함흥 시에서 흐르는 성천강이 우리 함경남도 장진 신흥에서 이쪽에서 내려오는 강들이 합류 돼서 성천강으로 흐르는데 그쪽이 지대가 굉장히 높아요. 그쪽 지역에서 큰 물난리가 나서 떠내려오다 보니까 나무, 사람, 집이 통째로 막 떠내려오는데 정부지원이 없었어요. 요즘도 보면 좀 답답해요. 김정은이 은파군 수해지역을 찾아갔다고 하는데 은파 지역뿐만이 아닐 것 같아요. 저쯤 되면 북한 전체가 수해로 고생을 하지 않을까 싶어서 안타까운 생각도 듭니다.
기자: 걱정이 되는 것이 농가피해인데요. 이번에 작물들도 많은 피해를 봐서 수급상황에 차질을 빚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정진화: 경남 창원에서 벼농사를 짓는 언니에게 전화를 해봤는데 벼까지 다 쓸어가지는 않았대요. 벼가 물에 잠기는 것은 있어도 아직 수확 시기가 아니라서 걱정은 없는데 키 작은 농작물 있잖아요. 이번에 고추는 다 땅에 떨어져서 썩고 바람도 심하고 비가 들이쳐서 열매 작물이 다 떨어졌대요. 채소 가격은 지금부터 벌써 올라서 아우성 소리가 들려옵니다.
기자: 올해는 여러 가지로 참 힘든 한 해가 아닌가 싶은데요. 마무리를 해주시죠.
정진화: 네, 정말 올해는 코로나 19도 그렇고 또 수십 년 만에 보는 집중호우로 많이 어려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에서 1차, 2차 지원금을 줬고요. 3차, 4차는 중소상공인과 기업에 후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저희는 서울이라 큰 피해는 없는데 아무래도 전남 광주 이런 지역은 큰 피해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탈북민들도 베란다에 물이 들이치니까 밤새 물을 퍼냈다는 말도 있는데 탈북민들 속에서도 요즘 어려운 상황에 처한 같은 동료를 돕자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언제까지나 우리가 맥 놓고 있을 수는 없고 정신을 차려야 살 거 아니에요. 모든 국민 전체가 정부도 그렇고 이번 재난을 잘 타개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정진화 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진화: 네. 고맙습니다.
북 열차방송원의 남한 이야기. 오늘은 최근 남한에 발생한 큰 물난리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 입니다. 고맙습니다.
August 19, 2020 at 08:43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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